생각하는 내가 있기 이전에 : Erasing Cogito
Curated by LYK Art Projects
opening: 2022. 07. 05(Tue) 6pm-8pm
Exhibition Dates: 2022. 07.05(Tue) – 7.24(Sun)
Location: 스튜디오 디바인(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9, 2층)
전시제목 Erasing Cogito는 생각하는 실체, 즉 존재를 임의적으로 비우는 것을 의미한다. 데카르트가 말한 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에서 실존의 명분이 되어주는 Cogito를 작가가 형상화하는 사람들에 빗대었다. 인간의 이성이 강조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생각하는 나’는 무엇보다 확실한 실체가 되었으며, 의심하고 회의하는 것은 인간다움을 나타내 주었다. 전시에서 보여지는 두상 조각들은 작가에 의해 깎아지면서 존재가 지워진다. 원점으로 돌려 놓음으로써 다시 생각하고, 상상하고, 채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려는 의도이다.
더욱이 코기토로 시작하는 이 명제가 등장했던 시기는 인문주의 물결이 일었던 르네상스 시대이며 고전주의 방식으로 이상화 된 조각물이 유명하다. 흥미롭게도 전통적 방식의 초상조각을 토대로 하는 정득용 작가의 작품 중에는 로마 황제에서부터 안나 마리아 루이자 데 메디치 같은 17세기 존재했던 인물들도 있다.
고전에서 볼 법한 인물이나 작가 주변인물들의 얼굴을 만들고 샌딩머신으로 일부분을 밀어내는 과정과 그 결과물은 초상조각의 새로운 조형미를 보여준다. 제거하고 지워진 면들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상상하게 하고 또한 그 자체로 추상화된 얼굴들을 구성한다. 두상의 한 쪽을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들은 석고 소재를 토대로 하지만 이를 주조하여 청동으로 제작하기도 하고 세라믹 조각으로 완성하기도 한다. 이탈리아에서 거주할 때부터 영향을 받았던 고전미술, 아르테 포베라, 미니멀리즘 등의 형식적 요소들이 베어있는 정득용의 작품은 그의 개인적 배경이 되는 동양적 정서도 조화롭게 반영되어 있다.
권이선 _ 전시글 중 일부
* 정득용 작가는 밀라노 브레라 아카데미에서 조각전공으로 아카데미 디플로마 2단계를 졸업하였으며, 지금까지 이십여 년간 밀라노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의 주요 컬렉터인 카텔라니 Cattelani 맨션에서 개인전을 선보였으며, 볼로냐의 대표 공립 미술관인 맘보 (MAMBO: Museo Arte Moderna Bologna)에서 올해 10월까지 그룹전이 진행 중이다. 컨템포러리 세라믹 아트를 위한 국제 어워드인 프레미오 파엔자 Premio Faenza에 선정된 바 있으며, 그의 작품이 소장된 기관으로는 몬테루포 세라믹 뮤지엄 Ceramics Museum of Montelupo Fiorentino, 카를로 자울리 뮤지엄 Museo Carlo Zauli, 밀라노 시타델라 아카이브 Cittadella degli archive 등 다수가 있다.
스튜디오 디바인 경리단 :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 9 (이태원동662) 2층